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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 시사,노동

한국 노동운동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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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노동운동의 과제

● 서민, 노동자를 위한 노동존중의 수준

현재 지구상에 민주주의 국가로 분류되는 나라는 110개 정도 된다. 이들 가운데 ‘노동존중’의 수준이 높은 나라는 어디일까? 통계적으로 조사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결론은 다음 두 가지다. 첫째, 진보정당의 경쟁력(집권기간, 득표력 등)이 강한 나라일수록, 둘째, 노동조합의 힘(노조 조직률, 노사협약 적용률, 노조의 중앙 집중화 정도 등)이 강할수록 노동존중의 수준이 높다는 것이다.

 

● 노동조합의 중요성

노동조합의 중요성이야 굳이 설명이 필요치 않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민주노조는 조직률이 겨우 5%에 불과하다. 향후 조직 노동자 5%가 30%로 성장해야겠고, 민주노총이 내세운 일차적 목표는 200만 조직으로의 성장이다. 200만이면 조직률이 약 13%다. 이것을 일차 목표로 하고, 나아가 민주노조 조직률을 30%로 올려놔야 한다.

 

● 서민, 노동자를 위한 진보정당

특히 강조할 것은 진보정당의 중요성이다. 정치의 주체는 정당이다. 그 어떤 다른 조직도 정당을 대신할 수 없다. 정치의 주체가 정당이라고 헌법에 명시돼 있다.(헌법 8조) 정치가 후진적이라면 그 핵심 원인은 정당이 후진적이기 때문이다. 진보정당이 수권 가능한 정당으로 성장하지 않으면 결국 현실 정치는 단지 거대 양당 사이에서 여야의 자리교체만 있을 뿐이다.

 

● 진보정당으로 정당체제의 구조적인 변화 필요

촛불항쟁이 고작 정권 교체를 몇 달 앞당기는 반정에 그쳐서는 안 된다. 그러자면 정당 체제 자체가 구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낡은 양당체제를 대체할 대안의 진보정당이 등장하지 않는 한, 한국 정치는 여전히 낡은 질서의 테두리 안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촛불항쟁이 시민혁명으로 완성되기 위해서는 기성 정당들을 대체할 진보정당이 대안세력으로 등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국 노동운동의 과제다.

 

새 시대는 새 주체의 등장 없이 열리지 않는다. 노동자, 서민이 새 시대의 주역으로 거듭나야 하는 것이다. 새 시대의 주체는 어떻게 형성되는가? 각성되고 조직된 민중이라야 사회의 주인이 될 수 있다. 미조직 노동자를 노동조합으로 조직하는 것, 노동자의 요구와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진보정당을 건설하는 것, 이것이 한국 노동운동의 조직적 과제다.

 

무릇 사람이 하는 일의 공정에서 가장 선행하는 공정은 사상적인 준비다. 사상이란 어려운 얘기가 아니다. 인간과 동물은 행동을 하지만 차이가 있다. 인간은 의식에 따라 목적의식을 갖고 행동하는 반면에 동물은 의식 없이 본능에 따라 맹목적으로 움직인다. 새 시대에 맞게 주체의 의식이 전환되지 않으면, 과거 하던 방식대로 답습하기 마련이다. 목적의식 없이 습관을 반복하는 것은 본능이나 다름없다. 생각 없이 본능대로 활동하면 동물의 운동과 다를 게 없다.

모든 사회 변화의 시작은 사고의 전환, 의식의 변화이다. 사회운동에는 주체가 있고, 주체의 목적의식적인 활동에 의하여 사회의 변화 발전이 이루어진다. 자연의 변화는 자연발생적인 물질 운동의 결과로 일어나지만 사회의 변화는 자연발생적인 운동이 아니라 주체의 목적의식적인 활동에 의하여 일어난다. 그러므로 새로운 변화는 운동 주체의 의식 변화에서부터 시작된다.

 

● 주체적 자세

군사독재를 청산하고 정전 상태를 종식시킨 다음에, 연이어서 분단을 청산하고 자주독립까지 가려면 얼마나 걸릴까? 70년의 분단, 100년의 미해방이라는 ‘적폐’ 청산의 역사적인 과제다. 장장 70년, 100년의 적폐를 청산하는데, ‘왜 빨리빨리 청산이 안 되느냐?’라고 안달복달하는 것은 조급성의 발로다. 4.27 판문점선언의 기념 표지석에 ‘평화와 번영을 심다’라고 새겨져 있다. ‘꽃 피다.’ ‘열매 맺다’가 아니라, ‘심다’다. 이제 겨우 첫걸음을 뗐을 따름이다.

 

안이한 사고를 경계해야 한다. 한반도에는 세계사의 모순이 총체적으로 집약돼 있다.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가이며, 세계 제일의 군사강국 미국과 정전체제에서 대치하고 있는 유일한 땅이다. 재벌이라는 괴물이 경제 권력을 틀어쥔 채 단임제 정권 위에 군림하면서 특권을 행사하고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재벌 권력 해체도 쉽지 않은데, 게다가 재벌의 대주주가 외국자본이다. 이처럼 이중삼중으로 사회 구조가 복잡다단하게 뒤얽혀 있는 사회가 우리 한국 사회다. 더욱이 군사주권도 없다. 그 결과 한미동맹의 덫에 갇혀서 미국 상전의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 여야가 서로 죽일 듯이 싸우다가도 미국 앞에만 서면 조신한 범생이로 변신하여 경쟁적으로 머리를 조아린다.

 

그러니 한국 사회를 구조적으로 바꾸는 일이 얼마나 험난하고 얼마나 복잡한 일인가? 한국 사회의 구조를 변혁하는 일은 세계사에 유례가 없을 만큼 간고하고 복잡하다. 진보의 집권을 위한 진보 사회운동은 장기간이 걸리고 험난하고 복잡하다. 안이한 사고는 금물이다. 안이한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패배주의에 기울고 중도에서 포기하기 쉽다.

 

역사의 주체, 사회운동의 주체가 되려면 주체적 자세를 갖춰야 한다. 주체적 자세와 대비되는 것이 유체이탈(遺體離脫)이다. 유체이탈이란 영혼이 육체에서 벗어나 분리된 것을 지칭하는 말이다. 자신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사건이나 이야기를 남의 이야기를 하듯 말하는 화법을 유체이탈 화법이라고 한다. 박근혜의 화법이 대표적이다.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기 위하여 새로운 주체가 돼야 한다. 하지만 나는 좀…’ 이게 유체이탈의 비주체적 사고다. 나를 예외로 하면 ‘비주체’이며, 결국 남의 얘기하는 것이다. 주체로서 해보겠다는 것이 아니라 관전하고 평론하는 자세다.

 

주체적 성찰(省察)이란 때 묻지 않은 눈(省)으로 자기의 마음을 반성하고 살피는 것이다. 남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반성과 살핌이 먼저여야 한다. 주체적인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지금까지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활동해 왔는가?’가 중요한 게 아니다. ‘지금부터 앞으로 새로운 시대의 주체로 살 것이냐?’ 하는 물음에 대하여 명확히 대답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나는 과연 어떤 대답을 준비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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